성인형 스틸병(Adult-Onset Stills disease)
성인병 스틸병은 전신 장기를 침범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소아 류마티스성 관절염의 전신형과 유사합니다. 전체 환자의 약 80% 이상은 16~35세 사이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인형 스틸병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환자가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면 발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인형 스틸병의 초기 증상은 39℃ 이상의 고열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입니다. 열이 날 때는 피부 발진, 심한 근육통, 관절통이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관절염은 대개 몇 개의 관절에 한해서 발생하지만, 점차 여러 관절을 침범합니다. 가장 흔히 침범되는 관절은 무릎(84%)과 손목(74%)입니다. 절반의 환자에게 발목, 어깨, 팔꿈치, 손가락의 관절염이 발생합니다. 환자의 70%는 간종대나 간 기능(AST, ALT, LDH 등) 이상을 보입니다.
전체 환자의 85%에게 스틸 반점(Still's rash)이 발생합니다. 분홍색의 반점이 주로 몸통, 상지, 때로는 얼굴에도 발생합니다. 주로 열이 날 때 생겼다가 열이 떨어지면 사라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전체 환자의 1/3은 반점에 가려움증이 동반되어 약물 발진이나 알레르기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에게 목감기처럼 목이 아프고 붓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성인형 스틸병 환자에게는 혈액 검사상 염증 반응을 나타내는 백혈구가 증가하고, CRP가 증가하며, 적혈구 침강 속도가 증가한 상태가 관찰됩니다. 류마티스성 관절염이나 전신성 홍반성 낭창(루푸스) 등에 나타나는 류마티스 인자나 항핵항체와 같은 항체는 보통 음성이거나 약양성입니다.
이 질병의 또 다른 특징은 체내에 철분을 저장하는 페리틴이 정상(20~200ng/dl)에 비해서 3,000에서 10,000ng/dl로 엄청나게 증가한 상태라는 점입니다. 페리틴의 수치는 증상이 호전되면서 감소합니다. 따라서 치료에 대한 반응은 혈청 페리틴을 측정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성인형 스틸병은 세균 배양 검사를 해 보면 음성으로 나옵니다. 항생제를 사용하더라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습니다. 급성기에는 주로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만 사용하며, 소염제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증상의 강도가 심하면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는 장기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천천히 용량을 줄여서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인형 스틸병이 만성 진행형인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와 함께 항류마티스 제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만성형인 경우에도 투약을 통해 증상을 호전시키고 질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만성형은 완치하기는 어렵지만 증상을 호전시키고 질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적인 검사와 꾸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성인형 스틸병의 경과는 다양합니다. 보통 자연 치유형, 간헐적 재발형, 만성 진행형 등 세 가지의 경과가 있습니다.
① 자연 치유형
보통 한 번 앓은 후 저절로 증상이 호전되고 다시 재발하지 않습니다. 1년 이내에 모든 증상이 사라집니다.
② 간헐적 재발형
질병이 진행되지 않지만, 피부 발진, 관절통, 발열이 예측하지 못하게 재발할 수 있습니다. 재발한 경우에는 처음보다 증상의 강도가 약하고 기간도 짧습니다.
③ 만성 진행형
전체 환자의 약 30~50% 정도에게 나타납니다. 관절염이 일 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뼈가 염증에 의해 손상되어 관절이 변형되기도 합니다.
성인형 스틸병은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감염 또는 급성 간염 등으로 오인되기 쉽습니다.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증세가 이상하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