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Hemophilia)
동의어 : Classic hemophilia,Factor IX deficiency
혈우병은 선천적으로 혈액 응고 인자가 결핍되어 나타나는 선천성 출혈성 질환입니다. 혈액 응고 인자는 현재까지 12가지가 알려져 있습니다. 선천성 혈액 응고 결핍증 중 혈우병 A는 VIII 인자 결핍(factor VIII deficiency)이 원인이며, 혈우병 B는 IX 인자 결핍(factor IX deficiency, christmas disease), 혈우병 C는 XI 인자 결핍증(factor XI deficiency)이 원인입니다.
혈우병 A와 B 유형이 혈우병의 95% 이상을 차지합니다. 두 질환 모두 내인계 응고 기전에 관여하는 응고 인자이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쉽게 구별할 수 없습니다. 혈우병 A, B는 X-linked 열성으로 유전합니다. 여성은 무증상의 보인자이며, 남성만 환자가 됩니다.
혈우병 A형은 VIII 인자 결핍(factor VIII deficiency)에 의해 증상이 나타납니다. 환자의 20~30%는 가족력 없이 돌연변이에 의하여 발생합니다. 발생 빈도는 출생 남아 4,000~1만 명당 1명꼴입니다. 혈우병 A가 B보다 약 5~8배 정도 발생 빈도가 높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6배 정도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혈우병 B형은 두 번째로 많은 유전성 혈액 응고 장애 질환입니다. 혈우병 B의 출혈 증상은 성인보다는 아동과 청소년에게 심하게 나타납니다. 보인자인 여성 중 10%는 증상이 가볍기는 하지만 출혈의 위험이 있습니다. 발생 빈도는 출생 남아 2만~2만 5,000명당 1명꼴입니다.
혈우병 C형은 전체 응고 인자 결핍증의 2~3% 정도를 차지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보고된 사례가 없습니다. 혈우병 C는 상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됩니다.
혈우병 A형의 임상 증상은 외상, 치아 발치, 외과적 수술 이후에 계속 출혈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중증 혈우병 A형은 생후 1년 내에 진단이 가능합니다.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생후 2~5개월 사이에 자연 출혈 증상이 나타납니다.
혈우병 A형이 중등도인 경우도 자연 출혈 경향이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지연되어 작은 외상 후 계속적인 출혈로 인해 5~6세 전에 진단을 받습니다. 경증 혈우병 A형의 경우 자연 출혈이 없습니다. 외과적 수술, 치아 발치, 심한 손상 후에 계속적인 출혈 증상이 나타나며, 평생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혈우병 A형의 출혈 증상은 성인보다는 아동과 청소년에서 심하게 나타납니다. 보인자인 여성의 10% 정도는 증상이 가볍기는 하지만 출혈의 위험이 있습니다.
혈우병 B형은 IX 인자 결핍으로 외상, 치아 발치 또는 외과적 수술 이후 초기 출혈이 멈춘 후 출혈이 계속됩니다. 혈우병 B형이 중증인 경우, 출혈 관절증이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이는 생후 1년 내에 진단이 가능합니다. 치료받지 않은 경우에서 2~5개월 사이에 자연 출혈 증상이 나타납니다.
중등도의 혈우병 B형의 경우도 자연 출혈 경향이 있지만, 중증인 경우보다 나타나는 시기가 지연됩니다. 중등도의 경우 외상 이후에 계속적인 출혈 증상이 있으며 5~6세 전에 진단을 받게 됩니다. 경도 혈우병 B형은 자연 출혈이 없고 외과적 수술, 치아 발치, 심한 외상 후에 계속적인 출혈 증상이 나타납니다. 경증인 경우 증상이 없어 평생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혈우병 진단은 다음의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① 혈액 응고 검사(Coagulation screening test)
혈소판 수, 출혈 시간 및 프로트롬빈 시간(PT)은 정상입니다. 그러나 응고 시간 및 부분 트롬보 플라스틴 시간(PTT)은 연장되어, 중증인 환자와 중등도인 환자는 정상인의 2~3배 연장되어 있습니다. 경증 혈우병 A형의 PTT는 정상입니다. 응고 시간은 PTT보다 예민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응고 장애 질환의 선별 검사(screening test)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트롬보 플라스틴 형성(TGT) 검사는 예민도가 높기는 하지만, 검사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② 분자 유전학적 검사
F8(factor VIII)은 혈우병 A형과 관련된 유일한 유전자로 98%에서 F8의 돌연변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F9(factor IX)는 혈우병 B형과 관련된 유일한 유전자로 99%에서 F9의 돌연변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보인자 검사와 산전 검사(융모막 생검)가 가능합니다.
혈우병의 근본적인 치료는 없습니다. 출혈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고,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 요법이 필요합니다. 출혈이 나타나면 환자를 안정시키고, 많은 출혈이 예상되면 수혈을 합니다.
혈우병 치료는 3단계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급성 출혈 시의 조기 진단 및 치료입니다. 둘째는 장기적인 치료를 통해 출혈 예방, 치료 환경 개선, 만성적 근 골격계의 병변에 대한 처치를 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올바른 유전 상담으로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예방 치료입니다.
급성 출혈이 있을 때 가장 중요한 처치는 부족 인자의 보충입니다. VIII 인자 부족의 보충을 위해서는 신선 냉동 혈장(fresh frozen plasma), cryoprecipitate나 VIII 인자 농축 제제(factor VIII concentrate)를 사용합니다. VIII 인자는 안정성이 적기 때문에 신선한 혈장 또는 혈액을 사용해야 합니다. VIII 인자의 반감기(half-life)는 약 8~12시간입니다. 응고 인자의 정맥 주사 방법을 부모에게 교육해서 가정에서 부족 인자의 보충이 이루어지도록 하면 조기 치료를 할 수 있고, 의료비의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IX 인자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IX 인자 농축 제제(prothrombin 복합 제제, 또는 IX 인자 단독 제제)를 사용합니다. Factor IX 농축제제는 비교적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보관된 혈장이나 혈액을 사용하여도 무방합니다. Factor IX 농축 제제는 수백~수천 단위의 혈장을 모아서 혈장 분획술을 이용하여 factor IX 성분을 분리, 농축한 후 동결 건조하여 제조한 것입니다. 이는 반드시 희석액으로 녹인 후 정맥 주입해야 하며, 투여 전에 필터로 걸러야 합니다. 투여 후 생체 내 회수율은 50% 정도이며, 투여된 factor IX의 반감기는 24~32시간입니다. 응고 인자의 정맥 주사 방법을 부모에게 교육해서 가정에서 부족 인자의 보충이 이루어지도록 하면 조기 치료를 할 수 있고, 의료비의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통증 완화를 위해서는 진통제보다는 부족 인자의 보충이 필요합니다. 부족 인자가 보충된 후 대개 수 분 내지 수 시간 후에는 통증이 없어집니다. 출혈 관절증이 심할 때 일시적 항염 효과를 위해 corticosteroid를 단시일(2~3일 정도)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ibuprofen, indomethacin 또는 phenylbutazone 등의 약제의 사용은 금합니다.
혈우병 환자가 치아 발치, 외과적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면 사전에 출혈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우병은 일생 동안 출혈성 신체 기능 정상화를 유지하기 위한 재활 치료가 중요합니다. 가정, 학교 및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정신과적 치료 및 사회적 훈련 등의 포괄적 치료가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