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칼슘혈증(Hypocalcemia)
저칼슘혈증은 칼슘의 농도가 정상 이하(8.5mg/dL 이하)로 감소된 상태입니다. 이는 신경계와 근육계, 심장 등에 영향을 미칩니다.
칼슘은 뼈의 중요한 구성 성분으로 골격의 성장과 골밀도의 유지, 근육의 수축과 인체에서 일어나는 혈액 응고, 효소 작용 등 여러 생화학적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혈액 내 칼슘의 50%는 생물학적으로 활성형인 이온화 형태이고, 40%는 단백과 결합되어 있습니다. 주로 부갑상선호르몬, 칼시토닌, 비타민 D 등이 장, 신장, 뼈에 작용하여 칼슘의 농도를 조절합니다.
체내 칼슘의 흡수, 배설, 균형은 섭취된 음식물 내에 있는 칼슘의 양과 소장 점막, 신장 기능, 뼈의 형성, 부갑상선호르몬, 비타민 D, 칼시토닌의 혈중 농도에 따라 조절됩니다. 이 중 주로 부갑상선호르몬과 비타민 D에 의해 조절됩니다. 부갑상선호르몬은 뼈와 신장에 작용하여 뼈에 있는 칼슘을 혈액 내로 유리시키고, 신장에서는 신세뇨관의 칼슘의 재흡수를 증가시켜 혈중 칼슘을 높입니다. 비타민 D는 섭취한 칼슘의 장관 흡수를 촉진하고, 부갑상선호르몬의 뼈에 대한 작용을 도와줍니다. 따라서 부갑상선호르몬이나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저칼슘혈증이 발생합니다.
소아의 저칼슘혈증은 신생아 저칼슘혈증,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 비타민 D 결핍증의 3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신생아 저칼슘혈증은 생후 72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초기 신생아 저칼슘혈증과 생후 5~10일 경에 발생하는 후기 신생아 저칼슘혈증으로 나누어집니다. 모두 부갑상선호르몬의 일시적인 기능 저하와 관계가 있습니다. 초기 신생아 저칼슘혈증은 모체로부터 태반을 통한 칼슘 공급이 중단되고, 수유를 통한 칼슘 섭취가 부족해서 생깁니다. 후기 신생아 저칼슘혈증은 인이 많이 들어 있는 우유를 먹어서 발생합니다.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부갑상선의 분비가 적거나 기능에 장애가 있는 상태입니다. 이는 유전되거나 선천적으로 부갑상선 형성이 안 된 경우, 저마그네슘 혈증, 후천적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원인입니다. 비타민 D 결핍증은 비타민 D의 섭취 부족이나 일광 부족, 약물이나 간 질환, 신질환 등에 의해 비타민 D의 대사나 활성이 감소한 경우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칼슘혈증은 세포 외 액 내 칼슘 손실량이 장이나 뼈를 통해 대체되는 양보다 클 때 발생합니다. 감각 이상, 근육 경련, 후두 경련, 경련 발작 등 신경 및 근육 흥분성에 의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초기에는 주로 입술, 손, 발의 저린 느낌이나 얼얼한 느낌이 나타납니다. 이와 같은 신경-근육 과흥분성은 입 주위의 안면 신경을 건드리면 안면 근육이 수축하는 츠보스텍 싸인(Chvostek’s sign)과 혈압계를 3분 이상 팽창시킬 때 손발 연축이 일어나 손목과 손 허리 손가락 관절의 구부림, 손가락의 과신전, 엄지손가락을 손바닥 쪽으로 구부리는 등의 특징적인 트루쏘 싸인(Trousseau’s sign)을 유발합니다. 이 밖에 심박 수가 변하거나, 심한 경우 심정지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임상적으로 Chvostek’s sign과 Trousseau’s sign은 저칼슘혈증을 예측하는 주요 변수입니다. 특징적인 소견은 심전도상 QT 간격의 연장과 늘어난 ST 분절 소견으로, 칼슘 농도가 6.0 mg/dL 이하일 경우에 나타납니다. 혈액의 총 칼슘 농도가 8.5mg/dL 이하이거나 이온화 칼슘 농도가 4mg/dL 미만일 경우에는 저칼슘혈증으로 진단됩니다.
증상이 없는 저칼슘혈증은 칼슘 보충제를 식사 30분 전 우유와 함께 복용하여 교정합니다.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 만성 신부전 및 비타민 D 대사의 유전적 이상에 의한 만성 저칼슘혈증은 주로 칼슘과 비타민 D를 투여하여 치료합니다. 급성 저칼슘혈증으로 인한 경련은 즉시 치료해야 합니다. 10% 염화칼슘(CaCl) 또는 10% 글루콘산칼슘(Ca-gluconate)을 정맥 주입합니다. 이는 작용 시간이 1~2시간이므로, 4~6시간마다 칼슘 농도를 측정합니다. 칼슘 농도가 7.4~9.0mg/dL을 유지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투여합니다.
일시적인 부갑상선 기능 저하에 의한 신생아 저칼슘혈증은 칼슘의 보충과 저인산 분유의 수유를 통해 정상 상태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갑상선의 기능 저하가 유전적으로 발생하거나, 선천적으로 부갑상선이 형성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면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칼슘 부족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골격계의 변형이 초래되어 새가슴이나 오목가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등이 휘고 안짱다리 같은 다리의 변형이나 골 발육 부전으로 인한 구루병성 소인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야외에서 햇볕을 충분히 쬐면 자외선 조사 부족에 의한 비타민 D 결핍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