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농성 간농양(Pyogenic liver abscess)
화농성 간농양은 세균에 의해 간에 고름집(농양)이 형성되는 질환입니다.
화농성 간농양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간농양에 해당합니다. 화농성 간농양은 면역 체계가 간에 들어온 세균을 초기에 제거하는 데 실패한 경우에 발생합니다. 면역 기능의 저하가 간농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화농성 간농양의 가장 흔한 원인은 세균이 간에서 생산된 담즙이 배설되는 담관을 거꾸로 타고 올라와서 침범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담석증(담관 결석, 담낭 결석 등), 간내 결석증, 담도 악성 종양 등 담도계 질환이 발생하거나 간이식 수술 등에 의해 담도의 구조가 바뀌면서 정상적으로 세균의 침입을 막던 구조가 손상되어 세균이 침범하게 되면 이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당뇨, 만성 신질환, 간경변과 같은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면역 기능이 저하되면서 세균의 침입을 막지 못하여 쉽게 발병합니다.
화농성 간농양은 미열 및 오한, 상복부 통증, 오심(구역질), 구토, 설사, 무기력 등 몸에 염증이 있을 때 나타나는 소견을 보입니다. 이 때문에 다른 질환(감기, 몸살 등)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할 경우 상복부를 눌렀을 때 통증이 있으며 간이 커져 있거나 황달(빌리루빈이 침착되어 얼굴이나 몸이 노랗게 되는 것)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화농성 간농양이 의심되는 경우 혈액 검사와 간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농성 간농양은 혈액 검사에서 백혈구치와 염증 검사지수가 증가되어 나타납니다. 화농성 간농양은 알칼리인산분해효소가 상승하는 것이 비교적 특징적입니다. 그러나 확실한 진단은 영상학적 검사, 즉 간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합니다. 화농성 간농양의 원인균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혈액 배양이나 배액된 고름의 배양이 필요합니다. 그 결과를 확인하는 데는 2~7일이 걸리므로 의심되면 일단 배농과 경험적 항생제 치료를 시작합니다.
간농양 치료는 개인의 상태와 농양의 개수,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집니다. 화농성 간농양 치료는 항생제 치료와 고름의 배출(배농)이 주된 치료법입니다. 배양 검사를 위해 농양을 흡인하고 혈액 배양 검사를 시행한 후 즉시 항생제 치료를 시작합니다. 항생제는 2~3주간 주사제로 사용한 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경구 항생제로 바꾸어 총 4~6주간 치료 합니다.
화농성 간농양 치료의 핵심은 고름집 내부에 있는 고름을 제거해 주는 것입니다. 이는 항생제만으로는 대부분 충분한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초음파로 농양을 보면서 피부에서 바늘을 농양 안쪽까지 찔러 넣는, 초음파 유도 하 농양 흡인 검사를 시행하거나, 고름이 흘러 나오도록 관을 삽입하는 경피적 배농술을 시행합니다. 이러한 시술 후에도 간농양이 충분히 배출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항생제의 발달로 화농성 간농양의 합병증 발병률 및 사망률이 감소하였습니다. 하지만 농양이 폐나 복강에 발생하여 터지면, 호흡 부전, 복막염이 발생하거나 패혈증이 생겨 치료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