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병증(Myelopathy)
척수병증(myelopathy)은 신경 계통에 발생하는 질병 중 척수(spinal cord)에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척수병증으로는 척수염, 척수경색, 척수매독, 루게릭병, 아급성 연합 변성, 척수공동증 등이 있습니다.
척수에 생기는 질환은 원인과 종류가 다양합니다. 선천성으로 신경계 이상이 있는 경우도 있으며,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질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자가면역 질환이 척수를 침범하여 증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척수 자체에 종양이 생기거나, 척수 혈류 순환이 막혀서 척수경색이 생기기도 합니다. 디스크에 의한 척수 압박이 만성화되어 척수염이나 척수 위축이 생기기도 합니다.
혈액암이 척수를 침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체 다른 부위에 발생한 질병이 이차적으로 척수를 손상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퇴행성 질환의 경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률이 증가하는 편입니다. 척수 매독은 과거 매독에 감염되었던 경험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베체트 병이나 전신성 홍반성 낭창 등의 자가 면역 질환을 앓고 있다면, 척수염 등이 병발할 수 있습니다.
척수에 병이 생겼을 경우 인체는 운동할 수 없거나, 감각을 느낄 수 없습니다. 환자는 하지 마비가 발생해 걸을 수 없거나, 사지의 이상 감각이 생기거나, 통증이 발생하여 고통스러워하거나, 균형 감각의 장애가 생겨 걷다가 자주 넘어지기도 합니다. 대소변 장애가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신경과에 척수 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 상당수는 양하지 근력 약화로 인해 계단을 올라가기 힘든 증상, 양다리가 저릿저릿한 증상, 걸을 때 균형을 잡기 힘들고 비틀거리게 되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척수는 해부학적으로 뇌와 붙어있기 때문에 뇌병증이 동반되어 상기 증상 이외에 의식 혼탁이 생기거나 지적 능력이 저하되기도 합니다.
먼저 자세한 신경학적인 진찰과 문진이 이루어져야 진단이 가능합니다. 일차적으로 혈액 검사와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서 다른 질환이 동반되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척수병증은 다른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척수의 모양을 살필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과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척수의 성분 변화를 확인합니다. 유발전위 검사를 통해서 척수의 전기적인 활동을 체크하기도 합니다.
현재 척수염에 대한 효과적인 완치법은 없습니다. 치료는 증상의 관리와 경감에 목적이 있습니다. 치료는 신경학적 증상의 유무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은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요법입니다. 일반적으로 정맥 주사를 3~5일 정도 사용합니다. 증상이 심할 경우 1주일 동안 사용하기도 있습니다.
이후에는 입을 통해 스테로이드제제를 투여합니다. 스테로이드에 반응이 없으면 중등도 이상의 심한 환자에 대해서는 혈장교환술을 고려하거나, 스테로이드 외 다른 면역억제제를 투여합니다. 재발 환자라면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저용량의 면역억제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할 수도 있습니다.
발병 초기이거나, 발병 원인을 치료할 수 있거나, 신경학적인 후유증이 없으면 질환의 경과가 경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질환이 진행되어 척수의 신경들이 다수 손상되었다면, 재생이 힘든 척수 조직의 특성으로 인해 장애가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 마비, 사지 마비, 대소변 장애, 균형 장애, 이상 감각 등이 대표적인 장애들입니다. 같은 이유로 선천성 척수 질환의 경우 대부분 진단만 가능하고, 이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루게릭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진단 이후 계속 증상이 악화되어 환자는 대부분 5년 이내에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