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 갑상선염(Postpartum thyroiditis)
동의어 : 산후갑상선,산후갑상선염증
산후 갑상선염은 분만 후 3~6개월 동안 잘 발생하는 갑상선 질환입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몸 안에 갑상선호르몬이 많아지는 상태) 시기를 지나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겼다가 저절로 회복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경과는 아급성 갑상선염과 유사하지만 갑상선에 통증이 나타나지 않아 '무통성 갑상선염'이라고 부릅니다. 만성 갑상선염(하시모토 갑상선염)의 변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산후 갑상선염은 만성 갑상선염의 일종입니다. 만성 갑상선염은 면역체계가 이상적으로 작동하여 자신의 갑상선 세포를 외부 세포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자가면역 질환은 일반적으로 출산 후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임신 중에는 태아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하여 면역체계 활동이 정상적으로 억제되지만, 출산 후에는 억제되었던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인 산후 갑상선염은 출산 후에 잘 발생합니다.
산후 갑상선염은 분만 후 3~6개월에 잘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즉,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리며, 땀이 잘 나고, 신경이 예민해져 신경질을 잘 내거나 잠이 잘 오지 않는 증상이 생깁니다. 이러한 증상은 약 2주에서 2개월가량 지속되다가 저절로 사라집니다. 그 후에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을 느끼고, 팔다리가 저리거나, 몸이 붓거나, 다소 추위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기간은 개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개 1~6개월가량 지속되다가 많은 경우에 서서히 좋아집니다.
산후 갑상선염이 의심되면 우선 가족 중에 갑상선 질환 병력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또한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 유무와 이들 증상과 발생 시기 등에 관한 문진을 시행합니다. 진찰 후 산후 갑상선염이 의심되면 혈액 검사를 통해 갑상선의 기능 상태와 자가항체 유무를 검사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환자가 질환의 초기인 갑상선기능항진증 상태에 의사를 방문한 경우에는 그레이브스병으로 인한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감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방사성동위원소 검사(갑상선 스캔 등)를 추가로 시행해야 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시기에는 증상이 있으면 갑상선호르몬을 투여하고 증상이 가볍거나 없으면 경과를 관찰합니다. 갑상선호르몬을 수개월에서 1년 정도 투여하고 그 후에는 복용량을 줄이거나 끊어볼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회복되지 않는데, 이 경우 투약을 계속해야 합니다. 땀이 나고, 손발이 떨리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등을 조절하기 위하여 베타-차단제를 투여할 수 있습니다.
산후 갑상선염의 경과는 매우 다양합니다. 대부분 발병 후 1년 또는 그 이전에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됩니다. 그러나 약 20% 정도의 환자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영구화되어 평생 갑상선호르몬을 복용해야 합니다. 산후 갑상선염을 앓았던 적이 있는 여성은 다음번 출산 후에 이 병에 다시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임신이 되면 정기적으로 갑상선 질환을 진찰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 환자를 장기간 추적하면 일반인에 비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길 위험이 훨씬 큽니다. 따라서 장기간 추적 관찰을 시행해야 합니다.
산후 갑상선염은 만성 갑상선염처럼 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신 초기에 갑상선 자가항체를 측정하여 양성 반응을 보이면 산후에 갑상선염이 생길 확률이 30%입니다. 가족 중 갑상선 질환 병력이 있는 임산부는 갑상선 자가항체 검사를 시행하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