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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백과

만성골수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동의어 : CML,만성백혈병,만성 골수성 백혈병

정의

만성골수백혈병은 골수구계 세포가 백혈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악성 혈액 질환을 의미합니다. 90% 이상의 환자들은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출현하는 특징적인 유전자의 이상으로 인해 혈액세포가 과다 증식하여 백혈구와 혈소판 등이 증가합니다. 이 질환은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혈액암입니다.

2002년 한국중앙암등록사업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의 조혈계암의 발생 빈도는 2.6%로 전체 암 중 8위를 차지합니다. 이중 만성골수백혈병이 20% 정도를 차지합니다. 매년 약 500명가량의 환자가 새로 발생합니다. 만성골수백혈병은 천천히 진행되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 백혈병으로 진행됩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예시

원인

만성골수백혈병의 경우, 대부분 9번 염색체와 22번 염색체의 일부 유전자가 절단된 후 서로 자리를 바꾸면서 특징적인 필라델피아 염색체 유전자의 부산물인 bcr-abl 단백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bcr-abl 단백은 타이로신 카이네이즈(tyrosine kinase)라는 효소의 활성화를 통해 발암 단백질을 합성하고, 골수구 전구세포들의 사멸(아포토시스, apoptosis)을 억제하여 암세포을 성장시킵니다. 이로 인해 혈액암이 발병합니다.

증상

만성골수백혈병은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하기 어렵습니다. 일상적인 신체 검사나 혈액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징적으로 비장이 커져 있는 경우가 많으며, 간 비대를 보이기도 합니다. 일부 환자는 피로, 체중 감소, 소화 불량, 비장종대로 병원을 찾았다가 만성골수백혈병을 진단받기도 합니다. 병기에 따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만성기 증상
피로, 체중 감소, 식욕 부진, 복부 팽만, 조기 포만감, 발한, 비장 비대, 간 비대 등이 있습니다.

 

② 가속기 증상
빈혈이 나타나거나, 필라델피아 염색체 이외의 부가적인 염색체 이상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백혈병 세포가 골수 이외의 신체 조직 기관을 침범할 수 있습니다. 비장이 더 커지는 것과 같이 급성 백혈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③ 급성기 증상
가속기의 증상이 계속되며, 비장이 더욱 커지고 감염, 출혈이 빈번해집니다. 백혈구 응혈증에 의한 폐와 뇌혈관의 혈류 저하로 폐렴, 호흡 곤란, 어지럼증, 운동 능력의 부조화 등이 나타나고,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부위에 림프선 비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피로감에 지쳐 한숨을 쉬며 다리를 뻗고 쉬고있는 남성   체중계 위로 올라가 저체중을 확인한 남성

진단

만성골수백혈병의 진단에서는 임상적으로 비장종대 소견이 중요하지만, 이 소견이 모든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것이 아닙니다. 말초 혈액 검사를 시행하여 백혈구와 혈소판의 증가가 확인되면 만성골수백혈병을 의심하며, 골수 검사를 시행하여 확진합니다. 골수 검사를 시행하면 골수에서 다양한 형태의 골수구 계열의 세포들이 미성숙 단계부터 성숙된 호중구까지 많은 수로 증식한 것이 관찰됩니다. 말초 혈액, 골수를 이용하여 암 유전자(Bcr/Abl)와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확인하기 위해 분자생물학적 유전자 증폭 검사, 염색체 검사를 시행합니다.

피부 골반뼈 골수등 골수검사의 예시

치료

만성골수백혈병 치료의 목적은 증상을 완화하고, 만성기에서 급성기로의 진행을 막고,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하여 완치하는 것입니다. 1950년대 이후부터 급격히 증가하는 혈구수를 조절하기 위해 부설판과 하이드레아 경구 항암제가 사용되었습니다. 1980년대 초에는 인터페론이 개발되어 이식을 시행할 수 없는 환자의 생존 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 

만성골수백혈병의 분자생물학적 발병 기전이 밝혀지면서 표적 치료제의 개념이 도입되어 1998년 새로운 치료법인 신약 글리벡이 개발되었습니다. 이것은 표준 치료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처럼 여러 치료법이 개발되었지만, 임상 경과를 근본적으로 교정하여 완치하는 유일한 치료법은 조혈모세포 이식입니다. 환자의 나이, 질환의 진행 정도, 조직 적합 항원이 일치하는 이식 공여자의 유무 등의 요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과 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① 항암 화학 요법
- 글리벡
글리벡은 티로신키나아제의 활성을 억제하여 bcr-abl 단백을 억제하는 효과를 유발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기대합니다. 글리벡은 암세포만을 골라 파괴하므로 기존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를 거의 죽이지 않아 부작용이 비교적 적습니다. 글리벡은 만성기에 1일 400mg, 급성기와 가속기에 1일 600~800mg을 복용합니다. 그러나 투여 중에 질병이 진행되거나 최소 3개월 치료를 진행한 후에도 혈액학적 반응을 얻는 데 실패한 경우, 12개월 치료 후 부분 반응 이상의 세포유전학적 반응이 없는 경우, 기존에 얻은 혈액학적 반응을 소실한 경우 등에서 글리벡 용량을 올리거나 2세대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를 사용합니다. 글리벡은 만성기, 가속기, 급성기 환자 모두에게 효과가 있습니다. 완치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약제이지만, 질환이 진행되는 경우에 질병의 정도를 만성기로 다시 전환시켜 이식을 시행할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장기간 글리벡을 사용한 환자의 일부가 약제 사용을 중단하였을 때 관해를 유지한다는 보고가 있지만, 아직 치료 기간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 닐로티닙(타시그나), 다사티닙(스프라이셀)
글리벡 사용 중 치료에 실패하거나 부작용으로 인하여 사용할 수 없는 경우, 2차 약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약제입니다. 사용 약제는 글리벡 내성 종류, 환자 상태, 부작용 등에 따라 선택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2세대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를 글리벡 대신 1차 약제로 사용하여 우수한 반응성과 내약성을 보고한 연구들이 있습니다. 2010년 이러한 약제들의 1차 사용이 미국식품의약안정청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약제에 모두 불응성, 내성을 보이는 환자에 대해서는 포나티닙(아이클루시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약제는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사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②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경우에 따라서 항암제 요법이 성공적이지 않고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글리벡 치료로 관해가 된 후 다시 급성기로 재발한 경우에는 글리벡 용량을 올려 다시 치료하지만, 35~40% 정도에서만 혈액학적 관해가 오며, 염색체 수준의 완전 관해는 약 7~10% 정도입니다. 혈액학적으로 재관해가 온 뒤에 동종 이식이 권장됩니다. 



신경조직 심장조직 혈구세포 상피세포 지방세포 간조직 근육조직등 조혈모세포의 역활의 예시

가속기로 재발한 경우는 우선 글리벡 용량을 늘려 치료합니다. 이 경우 70% 정도에게 혈액학적 관해가 오고, 20% 정도에게 염색체적 완전 관해가 옵니다. 그러나 혈액학적 관해가 오지 않는 경우나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꾸준히 증가할 경우 동종 이식을 고려합니다. 골수 공여자가 있는 경우에는 만성기에 골수 이식을 실시하는 것이 가속기나 급성기에 이를 하는 것보다 재발률과 사망률이 낮습니다.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은 자가 골수에 숨어있는 백혈병 세포에 의한 재발이 일어날 수 있어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에 비해 치료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은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한 완치 치료법입니다. 이식 성공률은 환자의 나이와 이식 당시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동종 이식으로 넘어가는 것은 조직 항원 일치자가 없거나 많은 양의 글리벡에 반응이 있는 상황에서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경과

만성골수백혈병 환자의 병기는 크게 만성기, 가속기, 급성기(모세포기)로 구분합니다. 환자의 치료 성적과 생존율은 각 시기마다 다릅니다.

 

① 만성기
환자의 90% 이상은 진단 시 만성기 상태입니다. 이 시기는 약 3~4년 정도 지속됩니다. 환자는 보통 특별한 증상 없이 지냅니다. 증상, 징후, 혈액학적 소견은 치료에 의해 조절될 수 있으나 만성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혈액 검사 시 혈소판의 증가와 빈혈이 관찰됩니다. 골수 검사에서는 정상적인 골수구 계열과 적혈구 계열의 비율인 3:1이 아니라, 백혈구 계열의 세포가 적혈구 계열보다 무려 50배나 증가한 양상이 관찰됩니다. 미성숙 아세포가 10% 이하를 차지합니다.

 

② 가속기

만성기에서 급성기로 바로 급전환할 수도 있으나, 대체로 중간에 가속기를 거칩니다. 만성기에서 진행하던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액 검사상 백혈구 수의 지속적인 증가, 혈소판 감소, 호염구 증가 양상이 나타납니다. 말초 혈액에서는 아세포가 증가합니다. 골수 검사에서는 아세포가 10~20%, 호염구 또는 호산구가 10% 이하로 관찰되고, 골수의 섬유화가 두드러집니다. 백혈병 세포는 더 급속히 생성되며 미성숙한 형태로 진행됩니다. 이에 골수 혹은 말초 혈액에서 악성 골수아세포가 증가합니다. 이 기간에는 비장이 커지면서 염색체의 추가적인 이상이 동반됩니다.

 

③ 급성기(모세포기)
자연적인 경과에 따라 골수의 20% 이상이 악성 골수아세포와 전골수세포로 가득 차고, 하나의 미성숙 아세포가 수백만 개의 쓸모없는 백혈구를 생산하는 급성기, 즉 급성 백혈병기로 전환됩니다. 백혈구가 급속히 증가하여 비장이 침착되고 그 크기가 커집니다. 골수 검사와 혈액 검사 시 20% 이상의 미성숙 아세포 또는 아세포들이 골수에 모여 있습니다. 급성기의 경과는 급성 백혈병과 유사합니다. 만성기에서 급성기로 이행되는 기간은 수년~10년 이상까지 개인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주의사항

만성골수백혈병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으므로 특별한 예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알려진 위험 요인인 고단위 방사선의 노출을 피하는 것이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재 특별히 권장되는 조기 검진법은 없지만, 혈액 검사를 시행하여 백혈구 수치의 상승이 확인되는 경우에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