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중독증(Thyrotoxicosis)
동의어 : Graves Disease,갑상샘 중독증,갑상선 중독,그레이브스병
갑상선중독증은 혈액 중에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아져 이로 인한 여러 가지 증상이 생기는 상태를 말합니다. 갑상선중독증이 생기는 가장 흔한 원인은 갑상선에서 지나치게 많은 양의 호르몬을 만들어 혈액 속으로 내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를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의 가장 흔한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입니다. ‘그레이브스병’은 면역계 질환의 하나로 갑상선에서 갑상선호르몬을 만들도록 갑상선을 자극하는 자가 항체가 존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흔히 발견됩니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되어 여러 가지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중독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심한 스트레스나 감정적인 요인에 의해 갑상선이 자극되어 그 기능에 변화가 생기고 면역체계가 영향을 받아 갑상선호르몬 분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추측됩니다. 또한 가족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어느 정도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갑상선중독증이 있으면 신진대사율이 빨라져서 불안, 신경과민, 손 떨림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추운 날씨임에도 더위를 못 참거나 땀이 많이 나는 증상이 확인됩니다. 식욕이 증가하지만 체중이 감소하며, 기운 없고 피곤하며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증상이 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갑상선이 비대했을 때처럼 목 앞쪽이 부풀어오르고, 안구가 돌출되어 붕어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 외에 가끔 설사도 하고 여성의 경우 월경이 불규칙해지기도 합니다.
갑상선중독증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혈액 검사를 시행하여 갑상선호르몬과 갑상선자극호르몬의 농도를 측정하고 갑상선 자가 항체가 존재하는지 확인합니다. 또한 방사성 요오드 섭취율 검사 및 갑상선 스캔을 시행하면 갑상선중독증의 원인을 구별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갑상선중독증의 치료 방법으로는 현재 약물 치료(항갑상선제 치료), 방사성 요오드 치료, 수술이라는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각각의 방법은 서로 보완적이며, 아직까지는 어떤 방법이 절대적으로 좋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갑상선중독증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심장에 합병증을 초래하여 부정맥이나 심부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폐경기 이후의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반드시 치료해야 합니다.
치료 시작 후 약 2~3개월이 지나면 체중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임상 증상도 거의 사라집니다. 이 과정에서 혹은 그 이후에 갑상선호르몬이 급격하게 줄어서 갑상선이 더 커지고 근육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의 용량을 줄이면 대개는 저절로 좋아집니다. 갑상선 크기는 치료하면 다소 줄어들지만, 완전히 정상으로 줄어드는 경우는 잘 없으며 어느 정도는 커진 상태로 남습니다. 갑상선이 처음부터 매우 크고 단단했던 경우에는 크기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치료 중에는 대략 3개월 간격으로 갑상선 기능 검사를 시행하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 종료 시점을 결정하기 위해서도 자주 검사해야 합니다. 특히 항갑상선제 치료를 받은 경우 재발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치료 후 약 2~3년이 지난 환자의 약 40% 정도가 재발을 경험합니다. 이에 따라 항갑상선제만으로 완치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부 예후가 좋은 환자는 항갑상선제로 치료한 후 약 80% 이상 완치되지만, 이러한 경우는 전체 환자의 약 60% 정도입니다. 나머지 40% 정도의 환자는 항갑상선제만으로 치료하면 치료 기간이 매우 길어져 완치까지 수년 이상이 걸릴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완치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치료 전에 항갑상선제로 치료하면 예후가 좋을 환자를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단 항갑상선제로 치료하면서 수개월에서 1년 정도 경과를 관찰하면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항갑상선제로 치료를 시작하고 중간에 다른 치료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항갑상선제로 치료받은 후 재발한 경우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고, 갑상선이 매우 큰 경우에는 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혹시 항갑상선제의 치료 기간이 짧았거나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았던 경우에는 다시 항갑상선제를 충분히 투여하여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항갑상선제를 복용할 경우 드물게 혈액 내의 백혈구가 감소하는 ‘무과립구증’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통 치료를 시작하고 첫 1~3개월 후에 나타나는데, 목감기처럼 인후통을 동반하면서 고열이 나타납니다. 이때는 항갑상선제의 투약을 중지하고 항생제를 투여하면 대부분 회복됩니다. 그러나 치료 시기를 놓치면 패혈증으로 진행하여 매우 위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항갑상선제를 투여하는 데 열을 동반한 목감기 증세가 나타나면 즉각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