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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백과

섬망(Delirium)

동의어 : 급성 기질성 뇌 증후군

정의

섬망은 의식과 지남력(날짜, 장소, 사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기복을 주된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주의력 저하, 언어력 저하 등 인지 기능 전반의 장애와 정신병적 장애가 나타납니다. 섬망은 혼돈(confusion)과 비슷하지만, 과다행동(안절부절못함, 잠을 안 잠, 소리 지름, 주사기를 빼냄)과 생생한 환각, 초조함, 떨림 등이 자주 나타납니다. 섬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갑자기 발생합니다.

 

치매와 섬망의 가장 뚜렷한 차이점은 '지속성'입니다. 섬망의 경우 증상이 수일 이내에 급격히 발생하며, 원인이 교정되면 수일 이내에 호전됩니다. 하루 동안에도 증상이 심하게 변동하는 편입니다. 이에 비해 퇴행성 치매는 수개월에 걸쳐 증상이 생기며, 증상의 심각성도 비교적 큰 변동 없이 일정한 편입니다.

원인

섬망은 비교적 흔한 질환입니다. 전체 병원 입원 환자의 10~15%가 섬망을 경험하며, 특히 수술 후 또는 노인에게 흔하게 나타납니다. 섬망은 심각한 내과적, 외과적 또는 신경학적 질환이나, 약물 중독 또는 약물 금단 상태에서 나타납니다. 단일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후군입니다.

 

섬망은 주로 감염, 열병, 저산소증, 저혈당증, 약물 중독, 약물 금단, 간성뇌증 등과 같은 대사 장애와, 뇌종양,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등과 같은 중추신경계 이상이 있을 때 흔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연령에 따라서도 원인 질환에 차이가 납니다. 소아의 경우 감염, 발열, 약물 중독, 외상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의 경우 정신활성물질 중독과 금단, 외상, 감염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청장년의 경우 알코올 중독과 금단, 대사성 질환, 심혈관 질환 때문에 섬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노인의 경우 뇌혈관 질환과 심혈관 질환에서 섬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고령 자체도 섬망을 쉽게 일으키는 위험 인자가 될 수 있습니다. 고령자가 골절, 외상 등으로 수술을 받게 되는 경우 섬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망상에 사로잡힌 남성 그림 예시

증상

① 수면 장애
- 주로 밤에 불면 증상이 나타납니다.

 

② 환시
- 커튼이나 벽에 있는 옷을 보고 "도둑이다" 혹은 "남자가 저기 있다"라며 겁을 먹습니다.

 

③ 지남력 저하
- 날짜 개념이 없어집니다.
- 가까운 가족이나 의료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 자신이 있는 곳이 병원인지 집인지 구별을 잘 못합니다.

 

④ 의식 장애, 집중력 저하
- 어떤 일을 시켜도 잘 집중하지 못합니다.            

 

⑤ 사고 장애
- 비논리적인 사고, 피해망상, 의심 등이 흔히 나타납니다.
- 입원 환자의 경우 의료진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 "독극물을 주사한다"는 등의 피해 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⑥ 정신 운동 장애
- 과다 각성, 초조, 과민성, 산만함이 나타납니다.
- 반대로 각성 저하, 혼동, 진정 등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⑦ 공격적, 충동적인 행동
- 위와 같은 여러 증상으로 인해 적절한 판단을 하지 못하여 공격적이거나 충동적인 돌발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⑧ 증상의 변동
- 증상은 하루 중에도 변동이 심합니다.
- 주로 밤에 심해지고, 낮에는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

섬망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을 자세히 청취하여 증상의 발생 시점과 변화 양상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위해 혈액 검사, 요검사 및 뇌 전산화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뇌척수액 검사, 뇌파 검사 등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섬망은 증상이 시작되는 속도와 의식 수준에서 치매와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섬망은 급격하게 발병하며, 증상에 기복이 있습니다. 그러나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매와 구별됩니다. 다만 병원에서는 치매와 섬망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치매 환자가 섬망을 동반한 경우에는 진단하기 더욱 어렵습니다.

뇌파검사를 받고 있는 남성

치료

① 원인 질환 치료
섬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입니다. 진단적 평가를 통해 섬망의 원인 질환을 밝혀내고, 이를 치료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방법입니다.

 

② 환경 요인 조절
섬망에 영향을 끼치는 환경적 요인을 조절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첫째, 환자를 적정 수준으로 자극해야 합니다. 은은한 조명을 설치하여 환자의 불안을 감소시켜 줍니다. 환자가 밤과 낮을 구별할 수 있도록 창문이 나 있는 방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 밀폐된 공간에 머무르게 하는 것보다 좋습니다.

 

둘째, 환자에게 친숙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가족이 간호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환자가 평소에 사용하는 물건을 병실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환자에게 오늘의 날짜와 상황을 알려 주어 현 상황을 파악하게 합니다. 간병하는 사람이 주기적으로 날짜,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환자의 시력이나 청력이 저하되었다면, 안경이나 보청기를 사용하여 보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력 및 청력 저하로 주변 자극을 구별하지 못하면 환자의 불안감이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불필요한 외부 자극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강한 불빛이나 그림자, 소음 등은 환자를 놀라게 하거나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③ 약물 치료
환자가 심한 초조와 흥분 증상을 보일 때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소량의 항정신병 약물을 사용합니다. 수액과 전해질의 균형, 적절한 영양 및 비타민 공급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섬망 환자는 약물 부작용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약물, 특히 진정제나 수면제의 사용은 중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과

섬망은 다른 신체 질환을 경고해 주며, 치사율도 높습니다. 따라서 의학적으로 응급상황으로 간주합니다. 원인 질환이 교정될 경우 수일 이내에 호전되기도 하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교정하기 어려운 경우 장기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섬망은 회복할 수 있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섬망이 인지 기능을 영구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제기되었습니다. 섬망 환자의 40~50%는 섬망 발생 후 1년 내에 사망한다고 합니다.